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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거나, 불행하거나, 비참한 것을 소재로 한 극이라고 합니다. 주로 주인공이 인생의 파멸, 세상에 의한 핍박, 크나큰 고통, 비참한 죽음을 겪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고뇌하는 불행한 이야기를 말하며, 그 외 이 이야기에 나오는 등장 인물들은 하나같이 좋은 결말을 못 본라고 합니다. 배드 엔딩 혹은 새드 엔딩 과도 인연이 깊라고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희극보다는 비극을 진정한 이야기로 보았라고 합니다. 다만 그가 말한 '비극'은 배드엔딩, 새드엔딩의 이야기와는 약간 다른 의미라고 합니다. '진지한 이야기', '인물이 고통 받는 이야기', 뚜렷한 기승전결과 플롯이 있는 이야기로 이해하면 된라고 합니다. 물론 시대상의 한계가 있겠지만, 지금 보아도 절대 틀린 이야기는 아니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명작' 적어도 '수작'으로 평가하는 작품들, 사람들이 고개를 들이밀 정도로 몰입하고 가슴에 담아두는 작품들에는 거의 반드시 인물이 크게 고통 받는 이야기가 들어간라고 합니다.

사람은 사람이 육체적, 정신적 난관에 처하는 이야기에 더 몰입하는 편이며, 몰입할수록 이야기에 쉽게 공감하게 된라고 합니다. 이야기에 더 민감해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비극은 사람들을 이야기 속으로 빠뜨리는 미끄럼틀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을 자신의 이야기에 푹 빠지게 하고 싶다면 이야기에 비극적인 네러티브를 넣어보길 바란라고 합니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평화롭고 안정적인 상황에서는 긴장이 풀려 집중력이 산만해지지만, 눈 앞에서 자신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나면 그 일에 집중하게 된라고 합니다. 이는 인간이 생물인 이상 어쩔 수 없는 본능이라고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계속 비극적인 이야기만 하면 사람들이 내리막길에 질려서 무감각해지므로, 종종 한 줄기 빛과 오르막길을 깔아두어 사람들의 마음을 환기시켜줄 필요가 있라고 합니다. 또한 비극이 지나치게 많은 이야기는 오히려 우리의 삶으로부터 멀어지며, 사람들이 이야기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라고 합니다. 행복하다가도 슬퍼지고, 또 행복해지며 다시 괴로워지는 게 사람의 삶이니까.[2] 사람들이 눈을 번쩍 뜨면? 정신 차렸으니 또 빠뜨려라. 이야기 속 인물들과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에게 희망고문을 시키는 거라고 합니다.